새벽 늦은 시간에 종로로 향했습니다.
일을 마치고 돌아와 잠시 인터넷 생중계를 보다가 택시를 타고 갔습니다.
왜 갔냐고? 뭐하러 갔냐고?
네......
간다고 뭔가 특별한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그냥 그곳에 한사람, 한사람이 모여있어야 그나마 그것이 국민의 뜻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정도의 마음이죠. 그래야 겠다 싶은 그정도 마음.....

참 이상한 국민들이었습니다.
불과 잠시전에 있었던 무도한 정부의 행위조차도 용서해버린 것인지......

이렇게 당하고서도....
아무도 그 감정을 드러내고 있지 않더군요. 금수만도 못한 정부라거나 사악한 전의경이라는 시선을 가지고 있지 않더군요.
붉게 상기된 눈빛으로 물든, 적의를 가진 이도 없더군요. 오히려 초롱초롱 맑아만 보이더라는 겁니다.

참으로 이상했습니다.
오히려 노래를 부르고 그에 맞춰 춤을 추기도 하고.....[정말 미친 것 같기도하고 이건 아니다 싶으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이런 모습이 좋을지도 모르겠다 싶기도하고....]

참 난해한 국민이라는 생각 외에는 달리...
헌데 국민들이 이렇게 할 수 있는 힘은 "성숙"이라고 칩시다.
그럼 과연 정부와 경찰은 "미숙아"들인건가요?

한편으로는 과연 그런 "미숙아"들에게 국민의 이러한 자애로움이 그뜻 그대로 받아들여 질 것인지 그것도 의문이더군요.
정말 몽둥이를 들고싶은 하루였지만.....
쥐잡는 몽둥이를 사람을 향해서 사용해서는 않되겠지요.

정말 이렇게 해서 세상이 바뀔 수 있나요?
아니 최소한 저 정부의 누군가 한사람이라도 제대로된 판단을 해낼수 있을까요?
언제까지 "비폭력"을 외치며 참아 낼 수 있을지.....

이미 국민의 비폭력 시위에 대한 대답을 명확하게 들은 것은 아닐까도 싶습니다.

저위에 사진에서 보는 것 처럼 서로가 격렬했던 상처가 남은 태평로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이 있었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더군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수의 국민들은 그곳, 앞쪽에서 보여지고 전해지는 것이 전부라 여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소 섬찟하기도 하더군요.

언제 어떻게 촛불의 불길이 바뀔지는 모르지만 아직까지는 우리의 후세에게 보여주어도 아깝지 않을성 싶긴합니다.
물론 그것이 전부는 아니지만.....그리고 안타까움도 있지만.....

그리고 또하나........오랫동안 잊혀졌던 전대협과 한총련이 동시대에 같은 장소에서 만날 수 있었던 것도 감회가 새롭긴 합니다.
이명박이 아니면 누가 그것을 가능토록 해줄 수 있었겠습니까?
이데올로기의 싸움판이 아니며....
그들 스스로 국민 뒤에 섰다는 것으로도 어쩌면 보기 좋은 현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민*당처럼 꼭 자신들이 누군가의 앞에 서려하는 것만 옳은 것은 아니겠지요.
분명한 것은 국민의 한사람으로 국민과 함께......국민의 뒤에 설 수 있는 전대협이나 한총련이라면 그다지 나쁠 이유도 배척당할 이유도 없다고 봅니다.
앞장섬 보다는 뒤에 국민과 함께 말이죠.
아마도 그것을 잘 못하는 것이 정치인들이겠거니 합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아쉬움이 그것입니다.
혼자 생각이니.........다른 생각도 많겠죠.
누가 옳고 무엇이 옳고 잘못되었는지는 참 판단하기 어려운 것이 촛불현장이더군요.
딱히 무엇인가 정답이 없는 것도 같습니다.
다만 한가지 정부는 미친게 맞더라는 거!

이글을 올리는 중에 너무나 많은 것이 변하고 있네요.
80년대식 진압!
이제 취루탄만 나오면 그들의 뜻을 이루는 것인가?
아니 공수라도 부를 참인가?
국민을 상대로 어찌 이리 끝간데 없는 전쟁을 선포하는 것인가?

서로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낸 그날로 오늘이 기록될 것 같습니다.
이왕 쓴 글이니 올려 둡니다만.........아침이 되면 이 글과는 판이하게 다른 세상을 맞이해야 될지도 모르겠군요.
잃어버린 10년을 찾고자 30년을 후퇴하고 있는 정부!
국민성도 30년 전으로 돌아가기를 바라십니까?

이명박 대통령.
당신에게 국민은 무엇입니까?
당신에게 대한민국은 어떤 의미입니까?

당신에게 대한민국은 5년짜리 사장자리인지는 모르지만 국민에게 대한민국은 영원히 버릴 수 없는 조국입니다.
그래서 아마도 촛불은 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모두들 피투성이가 되더라도 말입니다.

당신의 편이라고 믿는 그 언론들도 촛불을 진화하지는 못할 듯 보입니다.
삼천만이 잠들어 있던 그 시절이 아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