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그가 하는 일이 맘에 안드는 걸 어쩌냐!

이명박 정부는 참 재미있는 정부다.
늦어도 오늘 밤이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추가협상이라는 거대 화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수쳐서 특별기자회견을 해버린다.
오히려 국민들은 이명박대통령이 아니라 김종훈 본부장의 기자회견을 더 기다리게 만든 꼴이다.
오늘 기자회견은 그만큼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정치력이나 리더쉽의 강화에도 별 도움이 못되는 기자회견이 된 셈이다.

시기적절이 아니라 시기상조의 기자회견이다.
혹시 그런 것이 정치적 기교라면 참 할말 없다.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30개월 이상 소는 수입하지 않겠습니다. 믿어 주세요." 라는 것과 "30개월 이상 소는 수입하지 않기로 합의 했습니다."는 것은 상당히 다른 것이다.
후자를 택했다면 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신뢰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일 발표가 되었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이명박대통령은 전자를 택했다.
아무런 변화도 없이 오로지 그리 할테니 믿어만 달라고 한 것이다.

인적쇄신은 말해 더 무엇하겠는가?
완전히 엎어버렸다.
변한 것은 없다.
추상적인 발언들 뿐이었다.

국민의 뜻을 30개월령 이상 소로 한정해버렸다.
지들 맘대로!

"미국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미 쇠고기 전량 전면 수입거부 하겠습니다."라는 것은 어쩌면 재협상보다 더한 국제적 망신을 도모한 발언이다.
헌데 이런 발언을 대통령이 할 수 있게된 그 배경이 참으로 궁금하다.

국제사회에 있어서 이미 협의된 내용을 뒤엎는 것에 있어서 경중을 따진다면 합의를 끝낸다음 국민들의 반대에 부딪쳐 재협상 요구도 없이 협상이 완료된 내용과 상반되는 내용을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전체 미국소를 수입하지 않겠다."라고 번복, 강제, 협박 하는 것은 오히려 "재협상"보다 더 치졸한 짓이다.
국제적 망신이다.

저런 발표를 할 강단이 있는 대통령이라면 당연히 "미국은 전체 쇠고기 수출하기 싫으냐? 재협상하자."라고 했을 것이다.
재협상요구와 협상내용의 일방적 제한적 파기선언 중 어느 것이 더 국제법에 저촉이 되겠는가?
그리고 어느 것이 더 파괴력을 가지는 것이겠는가?
당연히 상식적으로 협박보다는 재협상이다.

장사꾼도 못되는 발상이며 발언이다.
"하지 싫으면 집어치워" 보다는 "최소한 우리 다시 한번 상의해봅시다."라는 것이 더 좋다.
물론 김본부장이 교섭을 하고는 있다. 하지만 그 카드가 "일방적 요구안을 통보한 전면백지화"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용기면 재협상하고 남았다는 것이기도 하다.

결국 공작정치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을 기망하고 미국과 작당한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이다.
설마 친미보수 대통령께서 미국의 언질없이 "30개월 이상 소를 수출하려 한다면 전체 미국소 수입거부한다."라고 협상 백지화를 천명 했겠는가?
여전히 국민에게 제대로된 보고를 할 생각은 없고......
만약 정말 대단한 대통령께서 미국와 상호조율없이 30개월 이상 소를 수출하려 한다면 전체 미국 소를 수입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면 이건 자손만대에 칭송받을 일일 것이다.
그런데 그게 가능한가?

미국과 짜고 고스톱을 치고 싶은 이명박 대통령이 아닌가 싶다.

불소통령 이명박.
믿음 안간다.
미국 꼬붕인가 싶다.

대통령의 담화문보다 대통령의 특별기자회견 보다 오히려 무게 중심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의 성과보고에 있다.
이명박대통령은 정치 정말 못한다.

미국에게는 큰소리 친 듯이 국민들을 기망하고 자신의 기자회견은 구색으로 만들어 버렸다.

오늘 기자회견을 보건데 아마도 미국에 큰소리친 대통령이 되고 싶었나보다.
정말 유아적 영웅심 넘치는 대통령이다.
"자신이 큰 소리를 쳤더니 이렇게 협상해주더라"라고 하고 싶었나?

정치가 애들 장난이냐?

담화문 발표는 언제하나?
담화문 발표한다더니?
전격 철회인거냐?

차라리 김본부장은 이렇게 말했단다.
"대통령 담화와는 별개로 교섭을 계속한다."
이것이야 말로 정치다.

대통령이 일주일 전 즈음에라도 "이전 협상 내용과는 별개로 30개월 이상 소를 수출하려고 한다면 수입거부한다. 그것이 싫다면 미국은 재협상을 해야할 것이다"라고 했다면 아마 후세에 길이 남을 법했다.

결국 오늘 특별기자회견의 주제는 이명박정부의 대국민 달래기였지만 실상 변화없고 각성없는 말잔치임을 보여주었고 시들해져가는 촛불 얕잡아보기였을 뿐이다.

남은 임기동안의 기대치 전부를 없애주는 통쾌한 불소통의 확정공고였다.

더구나 지지율 상승에 지대한 공헌을 해야할 담화는 그다지 지지율 상승에 도움이 되지 못할 것 같다.
몇몇 측은지심을 가진 표가 몇표는 붙을지는 모르겠다.
국민보다 약한, 아니 약은 잔꾀를 부리는 대통령에 대한 측은지심 말이다.

"도대체 그럼 대통령보고 뭘 어떻게 하란 거냐?"
"CEO 집어치우고 머슴이 되란 말이지. 나를 따르라가 아니다. 자신의 신념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국민을 따르라는 거지. 대운하도 아에 국민투표를 하던지. 국민이 반대하면 대운하를 포기해? 뭐 할때마다 촛불 들라는 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