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일들이 그 징후를 하나씩 보여가고 있습니다.
대여점의 수적인 감소가 가져오는 결과물들.

언제나 주장하듯이 대여점이 줄어들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것이 대여점과 관련된 주변산업들입니다.
그중에서도 영업소나 총판, 출판사, 작가에 대한 이야기는 지루할 정도로 자주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 징후는 직접관련된 곳보다 좀더 영세한 곳에서 먼저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시네마웨이브와 비디오뮤비라는 월간 잡지의 합병이 그것입니다.
원인이라면...........
한때 우후죽순처럼 늘어가던 비디오잡지들이 도서를 접목하여 변화를 꾀하려했지만 결국 전문성을 기르지 못하고 겨우 출시정보만 출판정보만 나열하다보니 경쟁력이 약화된 것이 아닌가도 싶습니다.
이렇게 진단을 해볼수도 있지만 정작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는 그런 잡지의 내실보다는 결국 수요와 공급에 대한 문제가 더 심각했던 것이죠.

대여점의 감소는 판매부진으로 이어지고 경쟁구도로 가기에는 수요가 너무나 줄어들어버린 탓일 겁니다.
대여점 공급용 잡지가 가진 경쟁력도 극히 미약했었던 점도 간과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주변상황의 급변, 쇠퇴를 보면서도 정작 변화의 움직임을 보여야할 출판사는 언제나 구태의연함을 벗어버리지 못합니다.
이제 자유롭게 경쟁할 시기라는 겁니다.

반품의규제는 대여점장사로치자면 대여기간단축에 손님을 쫒아내는 일입니다.
가격의 상대적인 인상은 대여료인상과도 같은 것일테지요.
최소한 구멍가게같은 대여점을 하면서도 그와같은 일을 그리 쉽게 행하지 못합니다.

대여료올리고 대여기간 줄이고 연체하면 거래 끊어버리는 식의 장사는 곧망할 장사임을 아니까요.

헌데 그보다 기업에 가까운 생리를 가진 출판사는 아주 쉽게 생각하고 쉽게 행하는 듯이 보입니다.
판형의 변화는 저변확대와는 전혀 무관함이 밝혀졌고 반품규제는 결국 폐업이라는 극단의 상황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일부 만화출판사의 가격인상은 고만고만한 가게들 폐업에 가속도를 500% 쯤은 더 실어 주었습니다.

수많은 일반서적들이 이벤트다 사재기다 온갓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동안에 대여점공급 출판사는 오히려 구태의연함을 자랑하고 있고 대여점을 버릴 정도의 재력을 가진 곳은 떠나면 끝이다는 식의 막장형태의 기업운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제 경쟁하십시오.
자유로운 경쟁으로 판촉을 해야하고 책의 판형은 자유롭게 가격도 자유롭게 홍보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최저판매를 보장하는 대여점은 이제 그 판매를 보장해주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당장 대여점이 모두 없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누가 출판사의 자유로운 경쟁을 묶어두고 있는 것입니까?
그 경쟁을 묶어둔 당사자들은 지금 대여점에 대한 어떤 구상을 하고 있을까요? 공생? 아니겠죠.
그들의 구상은 대여점은 주시장이 아닌 보조시장 쯤으로 만들어 둘려는 것은 아닐까요?
부가적인 수입원 쯤으로 말입니다.

허나 수년간의 경험으로 다들 아시지 않습니까?
만화를 비롯하여 판무나 로맨스의 부가적인 수입이 이루어지는 시장은 아이러니하게도 서점이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대여점은 사라져도 그 책들은 남을 것이라는 생각이라면..........
과연 그럴까요?

규제가 아닌 활성화 전략을 담합이 아닌 자유경쟁에 시장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이 이루어져야하고 그로 인하여 정말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생동감을 주지 못한다면...........
소멸해가는 재래시장처럼 인적없는 곳이 될지도 모릅니다.
시장경제논리에 기본이라도 빨리 깨우치고 주변산업이 무너져가는 지금 뭔가를 시도라도 해봐야 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지금이 아니면 늦을지도 모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