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한국에 한국만화에 대한 독자층은 어느 정도일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예를 들어 보자.
몇일전이 설날이었다.
설날 친적집에 가게 되었다.
어른들은 고스톱을 친다.
애들은 애들끼리 논다.
하지만 고스톱 못치는 어른도 있고 광팔 자리도 없는 경우도 있다.
애들끼리 놀아도 조용히 쉬고 싶은 애들도 있다.
그런 아이나 어른의 눈에 책장에 꼽힌 혹은 다락에 넣어둔 만화 5권이 눈에 들어왔다.
아무 생각없이 본다.
대부분.......
정말 대부분은 그 만화를 본다.
그 만화는 5권이 완결이 아니었다.

그렇게 5권까지만 보게된 그 어른이나 아이는 어떻게 할까?
문제는 이게 아니고....

대부분.
거의 모두.

만화책이 눈에 들어오면 그걸 보게 된다는 것이다.
그만큼!!!!!!!!!
만화 독자층은 엄청나다는 이야길 하고 싶은 것이다.

한국영화 천만에 경악하지만 한국만화는 아마 제대로만 한다면 수천만도 가능할 것이다.
이쯤 이야길하면 꼭 대여점 때문에 어떻다는 둥 하는 정말 시덥지 않은 문제로 비화시키는 분들이 계신데.............일단 그 문제는 여기서는 통과하자!

아무튼 그런 폭넓은 독자층을 가진 것이 만화다.

그런 독자층이 있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한국 만화계다.

한국만화계가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에는 정확히[아주 개인적으로만] 세가지 큰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일본 만화 출판과 유통방식에 대한 맹목적인 동경이다.

일본은 어떻게 하고 있다.
일본은 이렇게 하니까 이렇게 되었다.
만화계 인물들 중 상당수는 언제인가부터 지금까지......아니 앞으로도 줄곧 일본에 대한 동경만 하고 있을 것이고 그것을 적용해보고 싶어 할 것이다.
변함없이.....
한국형 유통이나 출판이나 그런 뭔가를 찾아낼 생각 따위는 아에 하지 않은 채로....
시장의 형태가 다름을 스스로 알지만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일본 따라잡기를 멈추는 날, 제대로 된 한국형 만화 시장이 만들어 질 것이다.
최소한 만화 유통에 핵이라는 각 출판사의 영업부장들이 변하기 전까지는 어려운 일이겠지만....

이유 중 두번째는 남탓이다.

출판사 영업부장중에 제법, 쾌 인지도 있는 분을 뵌 적이 있다.
그분이 오히려 나에게 왜 한국에서 만화는 시장이 점점 줄어들고 있냐라고 묻더라.
내 답은 간단했다.
만화출판사가 시장을 무시하기 때문입니다.라고 답을 했다.
그리고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이야긴 하질 못했다.
왜냐하면.......
두 사람만 있는 자리도 아니고 그런 이야길 나눌 자리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정작 하고 싶은 이야긴 이런 것이었다.

제발 좀 작가탓, 대여점탓, 독자탓 이런 남탓 하지 말고요!
출판사부터 똑바로하고나서 현재 시장을 인정하고 극대화 시키십시오.
스스로의 잘못부터 인정하고 고치십시오.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

출판사 직원중에 100중 99명은 아직도 그들이 어떤 시장에 만화책을 팔고 있는지를 모른다.
그런 상황에서 편집을 하고 심지어는 영업전략까지 세운다.
어불성설....
유구무언이다.

이유 중 세번째는 수정안의 일방적인 적용이다.

이 문제점도 예를들어 설명해 본다.

출판사에 부장, 상무, 본부장 등등 하는 직급에 새로운 인물이 발탁되면 제일 처음 하는 작업이 바로 "공"세우기다.
모 출판사에서 판타지를 접었다가 새로 내고 또 접었다가 새로내는 일이 왜 반복된다고 생각하는가?
그 이유중 제일 타당한 이유가 바로 고위직급의 인물 중에 누군가가 바뀌었기 때문에 시도되는 것이라는 거다.
아주 새로운 뭔가를 하는 것 처럼......
그렇게 인식되는 것은 그 사람 뿐이지만;;

나름 신임으로 자리를 얻은 그 고위직급의 인물에게는 프로젝트인셈이다.
선임자의 방식을 답습하지 않는다.
거의 대부분은 선임자의 그것은 배척하는 경우도 많다.

앞선 누군가는 능력이 부족해서 망한거야.
앞선 누군가와 나는 달라.
이걸 성공하면 내 능력이 더 인정받는 거야.
업계에 큰 소리 칠 그 무언가에 성과를 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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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런 생각을 가진 그 신임 고위직, 그분의 "공"을 세우기 위한 일 때문에 한국 만화계라는 파리목숨들이 죽어 나는 것이다.
물론 그의 프로젝트에 동참한 작가며 혹은 그 책을 구매하던 독자들도 꼬꾸라지는 것이다.
왜냐하면 공을 세우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접어 버린다.
그게 그 신임 고위직의 그분에게는 일회성 이벤트였으니까.
실패하면 이벤트, 성공하면 프로젝트가 되는 것이다.

물론 위 예가 모든 기획이 그렇다는 일반화는 무리가 있다.
아니 일반화는 오류다.

하지만...
만화계, 만화출판계의 문제점........그것은 수정안만 있다는 것이다.
절대 원안 플러스 알파라는 공식은 없다.
기존의 방식을 더욱 발전시킬 무엇인가를 보충하는 방법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패하면......

니들 왜 이랬어? 일본이 이렇게 해!

이게 왜 이렇게 안팔려? 대여점 때문이잖아!

실제 예를 하나 들어 본다.

1,2권 동시 출간 금지???

통상 영업 전략에 문제가 있다면 이런 과정을 거친다.

1,2권 동시 출간에 문제점이 있는 것 같다는 판단이 서면 우선은 몇몇 책에 대해서는 1권만 선출간해보자.............라는 것이 정상적인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이들은 그렇지 못하다.

"어이! 모두 1권만 먼저 낸다. 실시!"

원안은 무조건 수정된다.

하지만 지금...........그들은 찔끔찔끔........눈을 가린 채......야옹야옹하면서...........

"어, 저기, 있잖아. 몇몇 책은 1,2권 다시 같이 출판해 보면 어떻겠니?"
이런다!

그것이 자신들의 과오라는 것을 인정치도 않은 채.
원안+알파는 생각해본 적도 없는 그들이........
시장을 인정하지도 않는 그들이.....

자신의 손으로 시장을 망치고 있다는 자각도 없이 오늘도 그들은 그렇게 마냥...........자기 잘난 맛에 흥겨워하고 똥고집으로 출판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