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부터 그랬지만 최근 들어서 더욱 장르소설이라 일컫는 여러 소설들이 반품 누적이라거나 적자라거나 하는 소릴 여러 곳에서 듣고 있습니다.
이런 이야길 객관적이지는 못하지만 나름 아직은 애정이 있는 사람 중에 한사람으로 몇 가지 탁상공론들의 과오를 지적해보고자 합니다.

우선 생생한 예가 될 수 있는 국내 VHS(비디오테잎)시장과 DVD시장의 예를 들면서 비교해 봅니다.

국내 VHS시장이 초토화된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인가?
혹자는 불법디빅스라고 서슴없이 말하지만 제가 보는 관점에서 그 가장 큰 이유는 제작사들의 우유부단한 정책들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변할 줄 모르는 아주 질 낮은 시장접근성이 문제였죠.
한때 10만장이라거나 8만장 대박시대를 구가하던 VHS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습니다.
왜냐하면 당시에 VHS장당 가격이 27500원이었습니다.
불과 4, 5년 만에 반 토막이 나고 이어서 또 반 토막이 난 상황이지만 아직도 그 가격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어처구니가 없죠.
2만장 3만장 대박시대에도 그들의 영업행태나 가격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한마디로 수익이 있다는 이야기일 겁니다.
지금도 여전히 VHS 장당 가격은 27500원입니다.
10만장을 팔 때도 27500원 3만장을 팔 때도 27500원.
무서운 일이 아닐까요?
시장을 죽일 수밖에 없는 짓을 한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대여점 시장은 영원불변 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그들은 10만장이 팔려나가도 27500원을 고집하며 그야말로 황금시대를 누렸습니다.
만약 당시에 적당한 수익과 환원이 이루어 졌다면 대여시장에 대한 재투자가 이루어졌다면 지금과 같이 대박 3만장 시대는 좀 더 늦추어 졌을 겁니다.
10만장을 판매하던 시장에서는 오만 피를 다 빨아 먹으며 한몫 단단히 잡던 그들이 이제 3만장이 되어도 아무런 변화도 없습니다.
잘나갈 때 배려하지 않고 공생하지 않고 대여점을 우롱한 결과죠.
27500원짜리 대박 3만장에서도 유지될 시장이었다면 어째서 8만장 10만장 팔리던 시절에는 27500원을 유지했을까요?
유통원가가 그때보다 1/3으로 내렸나요? 생산원가가 그때보다 1/3으로 내렸나요?
유가인상으로 27500원으로 인상했던 그들이 지금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고 당시에는 올렸던 그 이유가 무얼까요?
네.
간단합니다.
대여점은 영원히 그들에게 우려먹고 또 우려먹어도 되는 시장이었습니다. 변함없이 그들에게서 VHS를 구매할 수밖에 없는 시장이고 불사의 생명을 가진 곳이라 여겼겠지요.
죽어야 삽니다.
대박 10만장을 팔고도 대여점시장에 아무런 재투자나 환원이 없던 그들이 지금에 와서 시장 축소가 이러니저러니 하는 말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입니다. 그들은 죽어도 쌉니다.

이것과 장르소설이 무슨 상관이 있느냐?
아실만 한 분은 아실 겁니다.
찍어만 내면 4천부 아니 최하 5천부. 이런 식의 판매가 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찍기만 찍어 번역을 하건 재판을 내건 찍기만 찍으라고 외쳐대던 무협지.
그들은 죽어야 삽니다.
그리고 죽었습니다. 헌데 아직도 정신 차리질 못했습니다.

여기서 DVD시장 이야길 조금 해보죠.
DVD시장은 황금알을 낳는 비디오대여시장에 접목되면서 어차피 존재하는 불사의 시장이 존재함으로 그 불사의 시장에 대한 배려는 일체 없이 셀스루 판매시장에 열을 올립니다. 일반 대중에 대한 판매를 강화하고 서비스하고 대여시장에서 보충되는 자금으로 온갖 영업행위를 다합니다. 그 서비스 혜택은 고스란히 일반 구매자들에게 행해집니다.
얻은 것은?
없습니다.
양다리 시장에서 그들이 얻은 것은 이도저도 아닌 불사의 시장마저 버려놓았습니다.

영원히 외사랑을 해주리라 믿었던 불사의 대여점 시장이 점점 위축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십원짜리하나 재투자하지 않아도 잘 돌아가던 시장이라 무심했던 그 외사랑의 시장이 죽어가자 그들은 어렵다고 말합니다.
지랄입니다.
당신들이, DVD생산자들이 대여시장을 위해서 일반 구매자들에게 바친 그 사랑의 절반만 받쳐서도 이런 꼴은 되지 않았을 겁니다.

자. 장르시장을 한번 볼까요?
영원히 줄어들지 않으리라 믿었던 그 시장이 줄어듭니다.
그래서 일반 판매시장을 노크합니다.
이게 맞을까요?
아닙니다.
언젠가부터 그랬습니다.
불사의 대여점시장을 배려하지 않고 그들은 이랬습니다.
"야! 대여점 시장은 어차피 기본 판매부수 나오잖아 그렇다면 그 시장에 팔고 또 다른 시장이 개척되면 왕창 돈 벌겠지."
이것이 그들의 생각이었습니다.
심지어 작가들까지 가세했습니다.
그리고는 아무런 해택도 주지 않았던 그 외사랑의 대여점 시장에 대한 배려는 없이 일반 판매시장을 노크하기 시작합니다.
어차피 별수 없이 구매해야할 놈들이라 표현되어 지는 대여점 시장은 내버려둔 채 다른 외도를 시작합니다.
그 외도의 결과는 이쪽저쪽 어느 쪽의 사랑도 받지 못하는 꼴이 되어 갈 겁니다.
엔티와 시드노벨의 노력이 그 정점이겠죠.

대원이 대여점 시장의 발전을 위해서 한 것은 무엇입니까?
기본 부수를 팔아 줄 대여시장을 형성하는 데 일조하고 가장 그 파이를 크게 키웠던 대원이라는 회사가 결국 과한 욕심을 부리기 시작하면서 불사의 시장은 밥 잘하고 빨래잘하는 본처로 남겨두고 첩을 구하고자 떠납니다.
조강지처는 그래도 그가 잘되기만을 바랬습니다.
시드도 마찬가집니다.
불사의 대여시장은 시드를 내놓은 파피가 잘되기를 바랍니다.
밥하고 반찬 만들어서 상 차려두고 빨래 잘해서 옷 말려서 다려 놓고 그렇게 본처는 마냥 그들이 잘되기만을 기원하고 바라보며 기다립니다.
그 첩의 미모에 혹하고 젊음에 혹하고 탱탱한 살결에 반해서 잠시 딴눈을 팔지만 무어라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조강지처라고 언제까지 그들을 바라만 보고 살지는 않습니다.

1권짜리 판타지 무협 내놓고 서점구매자들만 당신들의 제품을 정상 가격으로 사고 있는 최고의 고객인 것처럼 착각하지 맙시다.
당신이 내놓은 그 1,2권 분리배본된 책의 최대 구입처가 어딘지 그것조차 모르면서 영업한다고 날뛰는 세상물정 모르는 바보가 누군지 먼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DVD가 그와 같은 짓을 하다가 지금 어떻게 되었는지 한번 살펴보기 바랍니다.

대여시장이 위축된다 어쩐다 말하는 당신들.
당신들이 잘나갈 때 대여시장을 돌아 보셨습니까? 얼마나 재투자했고 그 수익을 환원했다고 자신하십니까?
아직도 장르 작가라는 사람들은 대여점을 무시하고 천시하고 대화하는 것 조차도 자존심 상한다고 말하며 아래로 보려는 정신머리를 가진 자들도 있다고 하더군요.
조강지처의 밥상은 언제까지나 당신들이 그 첩의 화려한 육체만을 탐하는 것은 지켜보며 차려져 있지는 않을 겁니다.

위축되었다 말하기 전에.
살벌할 정도로 열심히 대여점 시장을 위한 영업을 해보세요.
그런 노력은 없이 본처가 늙고 가슴이 물 풍선 마냥 늘어진 것만을 욕하고 돌아서서 탱탱한 아이들 찾지만 말고 말입니다.
조강지처의 그 가슴은 당신의 자식을 낳아서 길러준 그 흔적입니다.
당신들에 대한 사랑으로 망쳐진 그 주름살입니다.

도서가격 인상이 살길입니까?
반품규제가 살길입니까?
아니 그 전에는 무얼 하셨습니까?
위축된 시장에 맞추어 영업만 하시지 말고 시장을 확대시킬 영업을 하셔야 하지 않습니까?

천하에 어떤 멍청한 장사꾼이 10만장이 팔릴 때 그 격을 인상시키더니 3만장이 되어서는 구매자를 탓합니까?
어떤 미친 장사꾼이 우량고객을 무시하고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겠다고 새로 오는 그 잔챙이 떠돌이 고객에게 혼신의 열을 다하며 우량 고객을 내몬단 말입니까?

국내 DVD시장이 왜 활성화되지 못했는지 살핀다면 고객은 왕이라는 사실을 절감하게 됩니다.
조강지처 버린 놈치고 잘되는 놈 한 놈이 없다라더군요.
하물며.
보장된 판매처를 무시하고 외도를 한다는 것은 결국 그 보장받은 판매도 줄게 됩니다.
이심전심이요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이라 했습니다.
시장을 배척하고 외도를 하는 그런 바람둥이 서방을 영원히 기다릴 조강지처는 없습니다.
그 사랑이 식으며 자연히 서로가 멀어지고 결국은 파경을 맞습니다.
그것이 한국 DVD시장의 그릇된 접근법이 나은 패망의 길이었습니다.

국내 VHS, DVD, 장르소설은 대한민국의 특수성을 인정하고 그 시장에 최선을 다한 다음에 시장을 탓해야 합니다.
미국에 가면.
일본에 가면.
이딴 소린 그 나라가서 장사할 때나 사용하십시오.
여긴 대한민국입니다.
대여점이 그 사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고 그 물량의 80%이상을 소화해주고 있는 대한민국이란 말입니다.
그 시장을 배척하고 무시하고 젊은 X 끼어 차고 호텔을 가고 싶다면 당당히 이혼하고 가십시오.
본처가 펑퍼짐해져서 싫다고 하신다면 그 자식들의 양육권 따위는 논하지도 말고 젊은 그 녀의 탱탱한 살을 즐기십시오.
자식 키우고 당신의 밥상을 차려주고 옷을 다려입히던 그 손이 미워졌다면 떠나셔도 됩니다.
성격차이라거나 하는 변명은 하지 마세요.
가정불화의 기본은 노력하지 않는 당신이 주범입니다.
시장이 위축되는 그 주원인은 너희가 아니라 나입니다.
죽은 자식 불알 만지는 VHS의 구태의연한 영업형태를 답습하지 마시고 시장에 제대로 안착해보지도 못하고 시들어가는 DVD의 영업행태도 따라하지 마시고.
대한민국의 대여점시장을 인정하고 그 특수한 유통망을 인정하고 최선을 다한 다음에 딴 곳에 눈을 돌려야 옳을 겁니다.

장르소설.
분명히 죽어야 살 겁니다.
스스로 대여점 시장을 인정하지 못하는 출판사나 작가가 있는 이상은 죽어야 합니다.
그래서 작금의 VHS시장처럼 아무도 관심 없어진 다음에야 그 진정한 사랑을 깨달을지도 모릅니다.
그 외사랑은 그리 오래가지 않습니다.
한없이 판매부수가 보장된 그 시장도 언젠가는 당신들이 가진 애정만큼 딱 고만큼으로 줄어들어 있을 겁니다.
그때는 서로 모른 척 지나칩시다.

있을 때 잘합시다.
규제안이 아닌 자신의 노력으로 가능한 발전 안을 내놓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7천원짜리 판무소설도 만들어 보고 6천원짜리 로맨스도 만들어보고 3권에 얼마짜리도 만들어 보고 3,4권 동시 출판도 해보고 현 시장의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가진 특수한 현 시장의 상황에 자신이 먼저 적응하고 받아들인 다음에 그 시스템으로 가능한 발전 방안을 꾀해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남 탓.
대여점 탓.
그거 할 시간에 자신을 먼저 탓해보고 구조조정해보고 바꾸어보면 어떨까요?
8-10만장 대박시장이던 VHS가 동일 가격으로 3만장 대박시장에서도 버티는 것은 정말 혐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때를 아십니까?
장르소설도 더 늦기 전에 그때를 생각하며 후회하기 전에 자신의 영업정책이 가격정책이 도서의 형태들이 과연 적합한 것인지 살펴보는 것을 우선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구매독자들을 존중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기본 판매부수를 책임져주고 있는 대여점 시장에 대한 배려를 하십시오.
그런 배려 없이 버려둔다면 결국 DVD가 한국에서 살아남지 못한 것처럼 무너질지도 모릅니다.
한국 대여점 시장의 특수성을 인정하고 올바로 접근하는 자세가 없이는 대여점 관련 산업의 발전은 요원한 일일 것입니다.
미국은.
일본은.
따위는 그 나라 가서 책 쓰고 찍을 때 그때 노닥거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