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의 메일 공개 후 이루어진 주장에 대한 반박문

안녕하세요, 사이릭입니다.

동아와 저 사이에 오간 수많은 메일 중 스스로 생각하기에 유리하다고 여겨지는 메일만 추려 공개한 것에 대한 저의가 매우 의심스러울 뿐만 아니라, 이것마저도 아전인수 격의 터무니없는 주장이므로 이에 대해 반박하지 않으면 마치 묵인하는 것처럼 비칠까봐 반박문을 올립니다.

도서출판 동아에서 올린 글 하나 하나를 조목조목 반박하겠습니다.

1. 마경의 경우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출판사와 작가님 합의하에 작품을 접고 새로운 작품 집필로 가게 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 9월 18일자 메일을 보면 제가 마경을 수정하려다 새로운 작품을 썼다고 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어떻게 마경을 접는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작가가 수개월간의 피와 땀이 어린 자식 같은 작품을 달랑 메일 한 통으로 접습니까? 이런 작가분이 있습니까? 이것이 합의입니까? 그저 일방이 주장하면 합의가 성립하는 것입니까? 그야말로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 아전인수 격 주장에 다름 아닙니다. 단언합니다. 전화는 물론이고, 9월 18일 이전이나 이후의 어떤 메일에서도 마경을 접는다든지 그것을 메모라이즈로 대체한다는 의사표시를 한 일이 없습니다. 만약 이런 사실이 있다면 동아에서는 근거를 제시하기 바랍니다. 위 메일에서 진정한 저의 의도는 마경이 쉽게 출판될 것 같지 않았고, 생활이 너무 힘든 상황에서 호구지책으로 새 작품을 써서 추가계약을 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이후의 진행상황도 그런 의도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습니다. 메일 내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다급하고 아쉬웠던 사람은 저였습니다. 동아의 부당한 대우에도 싫은 소리 한번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동아가 빈센트 원고를 받은 후 어떻게 했습니까? 작품 모니터 요원인 대학생 알바가 시험기간이라고 하며 장장 20일간을 기다리게 만들었습니다. 이후로도 절 얼마나 힘들게 했는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이래놓고 지금 와서 메모라이즈는 자신들이 꼭 출판해야하고 심지어 계약까지 했다는 터무니없는 말을 하는 것을 보면 이익에 눈이 멀어 기본적인 수치심까지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2. 2월 24일 계약 이후 ‘마경’ 시놉시스를 받은 날짜는 3월 14일이고, 6월 19일에 마경 1권 원고 인도, 7월 19일에 마경 1, 2권 인도 후 일련의 원고 논의와 사이트 연재 등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원고 인도 초기부터 초고 원고대로 출간은 쉽지 않다는 의견을 주고받으며 수정하여 출간하느냐, 작품을 새로이 집필하느냐 서로 의견을 주고받았습니다.

=> 이젠 없는 사실까지 만들어 날조합니까? 저와 동아는 특이하게도 전화가 아니라 주로 이메일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았습니다. 그렇다면 수정 출간이니 새 작품 집필이니 하는 의견을 주고받은 메일을 공개하시기 바랍니다. 만약 이를 증명하지 못한다면 저도 더 이상 가만있지 않겠습니다. 단언합니다. 수정 출간이니 새 작품 집필이니 하는 논의는 한 적도 없고, 제가 생활고에 시달리다 견디다 못해 먼저 메일을 보낸 것입니다. 논의는 고사하고 마경 연재 후 두 달 가까이 연락조차 없었습니다. 앞서 당신들이 올린 글에서 이미 자인하고 있지 않습니까?

3. 9월 18일 ‘마경’을 접고 새로운 작품 집필하시겠다는 의견과 함께 새로이 구상한 작품 ‘빈센트’(가제) 반 권도 보내주셨습니다.(위 9.18일자 메일 참조)

이때는 이미 ‘마경’ 논의는 마무리가 된 상태로 이후 새로운 작품에 대한 구상과 집필이 이뤄졌습니다.

=> 논할 가치도 없습니다. 또한 빈센트 원고는 메일 내용을 보면 아시겠지만 그전에 이미 집필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작품에 대한 구상과 집필이 나중에 이루어졌다니요? 도대체 앞에 올린 글과 뒤에 올린 글이 서로 다르니 제정신인지 묻고 싶습니다. 이런 단순한 사실만 보더라도 동아가 지금 얼마나 거짓말을 둘러대기 위해 애쓰고 있는지 아실 수 있을 겁니다.

4. 작가님이 출판사에 원고를 보낸 것은 ‘석해뇌벽’(메모라이즈의 초기 제목) 원고를 10월 22일(위 10.22일자 메일 참조)과 30일에 거쳐 1,2권 원고 보내주시고, 11월 13일 표지 컨셉 및 제목 변경 메일도 보내주셨습니다.(위 11.13일자 메일 참조)

이 무렵은 사이트 연재 훨씬 이전으로 출간을 목적으로 작가님과 합의하에 원고 수정과 표지 제작 등 일련의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사이트 연재는 11월 17일 작가님과 합의하에 11월 23일 자정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12월 2일 표지 카피와 작가 프로필, 작품 소개 글도 보내주셨습니다.(위 12.2일자 메일 참조)

=> 거짓말이 또 있네요. 메모라이즈의 제호는 동아에서 정했다면서요? 스스로 거짓말한 것을 자인한 셈이니 어처구니가 없기만 합니다. 표지 의견(시안이 아닙니다)과 제호 변경을 보내면서 제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아십니까? 어라, 동아가 웬일이지? 그렇게 무성의하다가 이제 정신을 차렸나보구나 했습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이삼일도 아니고 또 시간을 끌더니 열흘이나 지나 연재를 하라고 하더군요. 출판을 위한 홍보라고 했습니다. 이게 무슨 뜻입니까? 홍보입니까, 아니면 작품 테스트입니까? 만약 여기서 연재가 저조했다면 이후의 상황을 진행했을까요? 너무 속보이지 않습니까? 이미 이때 저는 동아와의 관계를 접을 생각을 했습니다. 여러분이 작가라면 마경 때의 악몽이 떠오르지 않겠습니까? 동아에서 또 한 가지 거짓말을 하는 것이 있습니다. 마경은 저 스스로 연재를 했다가 접었다고 했는데, 메모라이즈는 연재를 하라고 말했다며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네요? 마경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고, 메모라이즈는 했다? 여러분, 이게 믿기십니까? 또한 카피, 프로필, 작품 소개 글을 보낸 것은 사실이지만 연재 후 불과 열흘도 안 되어 벌어진 일이었고, 저는 이때까지도 동아에서 메모라이즈에 대한 계약서를 쓰자는 이야기를 며칠 후면 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책을 발행한 후 한 달 뒤에나 인세를 주는 동아이기에 우선 계약금이라도 받아 급한 불이라도 끄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런데 동아는 계약에 관한 말은 일언반구도 없이 오로지 출판만을 서두르더군요. 그렇다고 이런 내용을 작가인 제가 먼저 꺼내기엔 너무 구차해서 입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며칠 더 기다리다가 점점 이상하게 나오는 동아를 보며 실망과 분노를 거듭하다 결국 동아에게 쓴 소리를 하고 말았습니다.

5. 이러한 작업은 출판 계약 합의 없이 출판사에서 일방적으로 할 수 있는 작업이 절대 아닙니다.

=> 도대체 이런 행태나 관행이 일방적이 아니라면 대체 뭐가 일방적인 겁니까? 되묻고 싶습니다. 메모라이즈 계약서 있습니까?

6. 출판사 측에서 작가님 고향을 찾아가 7차례 자택을 방문하고 수십 차례 전화를 걸어도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 제가 분명 찾아오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예전에도 그랬듯이 메일을 주고받으며 차분하게 대화해 보자고 제가 강력하게 요청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라면 상대방의 의견을 깡그리 무시한 채 이렇게 일방적으로 찾아오는 사람을 만나십니까? 만나봐야 고성만 오가고 심하면 주먹질까지 오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저희 부모님이 저의 이런 사정을 아시고 불같이 화를 내시던 터라, 제가 이런 뜻을 간곡히 전달했습니다. 이런 면에서도 보면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만을 관철하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

7. 그리고 작가님이 2006년 12월 13일자 소인이 찍힌 1차 내용증명을 출판사에 보내, 그에 대한 답신으로 동아에서도 우편으로 내용증명을 보내어 작가님과 대화를 계속 시도했습니다. 한데 작가님은 그조차 수취거부를 하시어 되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작가님은 다시 2007년 1월 8일 2차 내용증명을 보내셨습니다.

=> 내용증명이 되돌아 간 것은 저도 모르는 사이 시골집에 거주하시는 제 부모님이 동아가 도의도 모른 채 법을 들고 나온다며 화를 내시며 우편물을 돌려보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1.4일 동아에서 또 보냈더군요. 이때도 돌려보낸 것을 제가 우체국까지 가서 찾아왔습니다. 마치 제가 일방적으로 내용증명을 보낸 것처럼 사실을 호도하네요. 어이가 없을 따름입니다.

8. 동아는 이 사안에 대한 사이트상의 입장 표명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장르문학 출판사로서 이러한 제반 사실 상황을 동아는 고민 끝에 고육지책으로 공개할 수밖에 없었으며 작가님과 대화하길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힙니다.

더 이상의 대화는 작가님과 직접 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기를 바라며, 작가님과의 관계가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희망합니다.

=> 그런데 어찌하여 오늘도 전화 한 통 없습니까? 저 역시 온라인상의 입장표정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그러나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메모라이즈와 관련해 추후 또다시 동아 측에서 논란거리를 제공한다면 그때는 메모라이즈 관련 모든 권한을 (주)서울북스에 위임하여 법적조치를 밟아줄 수 있도록 요청할 계획입니다.

9. 이번 사태가 최초로 불거진 지난 달 초 이후 동아는 타 출판사에게까지 협박 비슷하게 하면서 자신이 못 먹는 감 찔러나 본다는 식으로, 한 가정의 가장이자 작가인 저를 완전히 고립시켜 생매장시키려고 하더군요. 겉으로는 대화를 표방하는 척하며 뒤에선 변호사까지 내세워 법을 들먹이는 한편 타 출판사나 작가들을 상대로 협잡을 하는데, 정말 치가 떨렸습니다. 더불어 재차 밝힙니다만 제가 서울북스를 선택한 것은 절대 조건이 좋아서가 아닙니다. 오비디오의 신간 안내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발행부수와 인세 등은 오히려 예전 마경보다 못합니다. 그러나 서울북스와 작업하면서 새롭게 깨달은 것은 두 출판사가 작가의 원고를 대하는 태도는 그야말로 하늘과 땅 만큼의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어떻게 작가의 원고를 몇 달이나 방치할 수가 있습니까? 서울북스에서 겪은 바에 따르면, 원고를 보내자마자 연락이 와 검토하겠다고 말한 후, 3일 안에 재차 연락이 와서 자세한 검토평과 방향설정까지 잡아주더군요. 이 모든 것을 고려해보면 전 지금도 저의 판단과 결정이 옳았다고 확신합니다.

10. 끝으로 이번의 불미스런 일로 인하여 독자님들, 동료작가님들, 대여점주님들 및 여타 출판 관계자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저도 이번 일이 더 이상 공론화되거나 법정다툼으로 비화되는 것은 원치 않습니다. 대화를 통하여 조용히 해결되어 출판사와 작가가 대립이 아니라 상생의 관계임을 보여주고자 노력하겠습니다. 더불어 이젠 이런 논란에서 벗어나 저 본연의 자세인 집필에만 몰두하여 좋은 글로 모든 분들께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장문의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사이릭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