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늦은 밤 생중계를 통해서 촛불행진을 보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갑자기 교통사고 난 이야기들이 흘러나왔고 그 주된 내용이 전경(전투경찰)버스가 대치하고 있던 시민을 치었다는 것이었다.

가장 먼저드는 생각이 '이것으로 이번 촛불문화제의 성격이 확실히 과격하게 바뀌겠구나'라는 것과 '도대체 그런 멍청한 짓을 한 운전수는 누구야'라는 것이었다.
일단 전경버스가 시위군중에게 둘러싸인 경우에는 이동을 포기해야한다.
설혹 그 버스가 시위군중에게 밀려서 전복이되거나 탈취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이동을 해서는 않된다.
무리하게 이동할 경우에는 더큰 불상사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80년대나 90년대를 되돌아보면 전경버스가 전복되고 전소되는 일은 그리 낮설지 않은 광경이기도 했다.
험악한 폭력시위와 폭력진압이 난무하던 시절에도 전경의 차량이 시위군중에게 둘러싸인 경우에는 이동하는 것을 본적은 없었다.
차량을 이용한 도주나 추적 등 액션영화에서나 보는 것과는 판이하게 다른 것이 현실이다.
하물며 금번 촛불행진에 있어서는 굳이 전경버스를 전복시키거나 전소시키거나 탈취할 의사를 시민들이 가지고 있지 않다.

겨우 버스의 타이어 바람을 뺀다거나 혹은 바리케이트로 사용 중인 차량 위를 올라가는 정도에서 그치고 있다.
시민들은 이미 무한의 성숙한 시위를 주도하고 있고 우리는 그것을 여러곳에서 수많은 정황으로 보아 알고 있다.
그런 와중에...
"전경버스가 시민을 치었다."라는 일대의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먼저 아래의 글을 읽기전에 현장에 있던 목격자 중에 일인의 증언을 보자.

http://gall.dcinside.com/list.php?id=military&no=404980&page=1&search_pos=-390164&k_type=1100&keyword=%EB%8B%88%EB%AF%B8%EC%89%98
원문

원문중 일부발췌 내용이다.
위 원문이 사실이라면 참으로 딱한 일이다.
수만명의 사람들이 운집했고 그런 와중에는 정말 별의 별 사람이 다 있을 수 있다.
사실이 어떤 것이건 간에 위의 내용이 진실이 아니기를 그나마 희망해 본다.

데모진압을 나간 전경의 경우 그 버스에는 누가 남는가?
대체로 말단의 병이 남는다.
운전기사(경장 또는 순경)와 차량에 남는 이경(육군으로치면 이병)이 남는 경우가 가장 흔한 경우다.
아주 가끔 열외병력인 제대말년의 수경(육군으로치면 병장)이 남는 경우도 있지만 이번 경우는 그런 가능성은 정확히 '아주 가끔'에 해당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통상의 경우를 가정하면 차량에는 고작 1,2명의 전경과 운전기사인 경장(혹은 순경) 만이 남고 그들이 수만명이나 운집해 있는 시민들을 상대로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욕을하고 맞짱을 뜬다는 것은 그다지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
물론 정황의 문제이지 현실의 이야기는 아니다.

사실 이런 이야길 하려는 것이 아니다.

현장에서 생중계되고 있는 장면을 보면서 화들짝 놀라고 만 사실이 있다.
73러 1750
이것이 현장에서 시민을 치었다는 전경버스의 번호판이었다.

필자의 기억에 의존하자면 저 넘버는 '대구지방경찰청 소속의 기동대' 차량이다.(1992년도 이후-)

(아래 내용은 순전히 기억에 의존하여 작성된 글임을 밝힌다. 약 20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기억이라 정확성은 많이 떨이질 수 있다.)
1991년까지 전경대의 버스였고 92년에 전경대가 기동대로 재편되면서 그곳으로 함께 넘어간 차량이다. 설마 차량이 그때의 그 차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넘버만은 그때의 그 넘버라고 기억에서 말해 준다.

(그림:대구지방경찰청조직도)

차량 넘버 73은 1991년 당시의 부대명과 일치한다.
대구 수성구 파동에 위치했던 703전경대이다.(지금은 사라진 부대여야한다. 그런데 대구지방경찰청 홈페이지 조직도에는 703전경대가 남아 있다. 어찌된 영문인지는 모르겠다. 워낙 전경과 의경에 대한 조직개편이 졸속인지라 다시 창설되었을 수도 있겠다.)
그리고 1750에 17의 의미는 나름으로 1007중대를 지칭하는 것이다.
703전경대는 1007중대로 불리기도 한다.
당시 703전경대의 작전 구역은 거제도에서 서울까지 전국구이기 때문에 무전이나 잔전상 명명되는 부대명은 1007중대로 통일하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

1992년에 703전경대는 해체되었고 기동대로 모든 전경들이 전입하게되면서 차량도 함께 기동대 소속으로 넘어간 것으로 기억한다.
위 기억에 의존한 글을 확인해 보려면 대구시경(지방경찰청) 전경관리계(전경으로치면 헌병대, 계장:경감, 현재는 작전전경계로 변경된 듯하다. 053-764-7643)에 문의해 보면 될 것이다.

http://www.dgpolice.go.kr/program/popup/view.php?idx=21

(그림:대구지방경찰청 경비교통과발표 사건경위)

대구지방경찰청에서는 방범순찰대(방순대)라고 밝히고 있다. 물론 약2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렀으니 기동대가 아니라 방범순찰대의 차량넘버라고 해도 어쩔 수는 없다. 기억이 100% 정확하다고 하기도 무리다.(차량 넘버에 대한 기억도 전혀 잘못된 기억일 수도 있다. 20년은 그리 짧은 세월이 아니다.)
사라졌던 703전경대가 다시 부활해 있는 조직도를 보면서 더욱이 1990대 초반 당시의 상황과는 많이 변모된 듯하다.

한가지 궁금한 것은 '대구지방경찰청 소속 방범순찰대"라는 명칭은 당시에는 사용되지 않았다. 과연 그런 명칭이 지금 사용되는지도 의심스럽지 않을 수 없다.
'대구지방경찰청 수성경찰서 소속 방범순찰대'라면 모를 일이지만 그 소속에서 지방청의 하부조직인 "경찰서"가 빠져버린 것은 다소 궁금증이 생기는 문제이다.
시절이 변하여 조직도 변할 수는 있겠지만 말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혹시하는 생각에 '전경대'나 '기동대'라는 이름을 넣었을 때 시민들의 감정이 격해질까 싶어서 대구지방경찰청에서 고의로 '지방청소속 방범순찰대'로 바꾼 것은 아닐까도 싶다. 아주 헷깔리는 부분이다.

만약 필자의 상상처럼 대구지방청에서 명칭을 거짓으로 말한 것이라면 위 내용에 진실성을 의심받게 될 것이다. 아니기를 바란다. 20년의 세월동안 수차례 더 조직이 개편되었기를 바란다.

다만 여전히 궁금증은 많다.
방순대라고 불리는 '방범순찰대'가 대구지방청의 조직도에 나와있는 기동1,2중대나 608이나 703 전경대와 함께 서울의 집회 진압을 위해 출동할 정도일까?
그리고 왜 기동대와 전경대는 대구지방경찰청 조직도에 있는대 방순대는 없는 것일까?
대구지방경찰청 직속 방순대(경찰서가 직속이 아닌)는 존재하는 것일까?

예전에는 방범순찰대와 기동대 그리고 전경대는 엄연히 구분되는 이름이고 서로 다른 역활을 가지고 있었다. 혼용해서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도 경찰청에서 혼용해서 사용할 일은 만무한 것일 터이다.
위 발표 내용의 작성처는 '대구지방경찰청 경비교통과'다.
설마하니 전의경을 담당하는 직속부서(전경관리계 혹은 작전전경계)의 실질적인 상급부서에서 이름을 혼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니길 바란다.
하지만 거짓 명칭을 사용한 발표라면....
암울하다.

어제 새벽 퇴근길에 서울의 모 파출소(지구대)에는 서울지역 방범순찰대(짐작컨데) 소속 의경들 수명이 근무를 나와있던 모습을 보았다.
서울의 방순대는 방범근무 나오고 대구의 방순대는 서울에 시위진압차 상경한 것인가?
역시 많은 의문이 남는 경찰의 발표다.
해당 지구대에 근무나온 의경들이 방순대 소속이라는 것은 짐작이긴 하지만...

아무튼 위 대구지방경찰청의 발표는 필자로하여금 경찰에 대한 불신을 생기게 만들고 있다.
20년 전이라면 불가능한 것이니 의심이 갈 밖에..
방범순찰대가 시위진압에 나섰다. 그것도 서울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시위 진압에...
이 또한 사실이라면 경찰이 발표한 시위시민들 일만명에 경찰병력은 도대체 얼마를 투입하였다는 것인가?
서울이 아닌 지방의 방범순찰대까지 투입할 정도라면 시위대 1만(경찰추산)보다 경찰병력은 더 많은 숫자를 투입했다는 것 아닌가?

그리고 잡설이지만....
작전전투경찰, 의무전투경찰 이라는 이름도 바꾸면 좋겠다. 집시법만 구시대의 유물이 아니다.
시위진압이 전투라고 보는 것도 이상하고, 솔직히 대간첩작전훈련을 시키기나 하나?
combat police 이름이야 좋다만...

각설하고........
사건으로 다시 돌아가자.

이렇듯이 '전경버스가 시민을 치었다.'라는 사건에 있어서 그 정확한 내막을 알아내는 것은 충분히 사건 당시가 아니라도 가능한 방법이 있다고 본다. 물론 대구지방경찰청의 지금 발표와 같이 조금은 의구심을 가지도록 해버리는 꼴을 볼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사건현장에서 욕을 했다는 전경으로부터 사과를 받는다거나 차량을 운전한 범인을 공개하라는 주장이 팽배했던 것으로 보았다.
차량내부의 불을 소등한 채로 몇시간(몇분)인지는 모를 시간동안 수백명의 시민들로부터 둘러싸였던 그 차안의 경찰들.....
그들을 생각해 보자.
정말 무서움에 떨었거나 차가 전복되는 사고를 당할 것이라는 상상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시민들을 비웃고 있었다고 생각해도 그만이다.
하지만......

명확하게 민변의 변호사와 경찰이 운전기사와 내부에 있던 전의경의 신분까지 조사한 마당에 그들을 가지 못하게 하겠다고까지 나선 것은 조금은 과해 보인다.
(그래! 그 차와의 인연이 있는 자가 할 소린 아닐 수도 있다. 그 차량(기억상 비슷한 넘버) 타본 적이 있는 필자다. 하지만 필자는 그 상황을 보면서 분명히 기억상으로 그것이 대구시경(지방경찰청)소속의 차량임을 글로 알릴려고 했다. 그리고 그 차량의 넘버만 있어도 충분히 사건의 전모는 조사가 가능하다는 것도 우리는 알아야 한다. 피해자가 있고 주변에 수백의 증인이 있고 또한 민변의 변화사가 신분을 확보한 이상 그들을 도로상에 구금해 두는 것은 옳지 않아 보였다.)
지금이라도 대구지방경찰청 작전전경계로 전화하면 사건 차량에 대한 정보와 운전기사에 대한 정보는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일단 언론의 몫으로 던져둔다.

정말 그들에게는 말못할 고충이 있었지 않았을까?
그들이 느꼈을 '공포심'
그건 어떤 것이었을까?
하물며 차를 운전하는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사고를 냈다면 받는 느낌을 안다고 생각한다.
바퀴에 사람이 깔린 정도라면 누구라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뭐......저 한장의 사진으로 드러누운 시민이 자작극을 벌리고 있다고까지는 말하고 싶지 않다.
아무튼 사후에 모든 조사가 가능한 수준으로까지 현장에서의 조사는 진행되었다고 본다. 현장에서 더 이상 조사를 진행할 상황은 아닌 수준이었다고 본다.
집회가 이루어지는 한가운데서 무엇을 더 조사할 수 있겠는가?

차량안에 있던 경찰들이 사건을 은폐할 목적이었을까?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정부의 비호를 받을 생각이었을까?
그렇지도 않다고 본다.
(현재 대구지방경찰청의 발표에 대해서는 필자도 의구심을 가지고 있고 불신이 생기게 만들고 있다. 이부분은 따로 시간이 있다면 다른 글로 적고 싶은 충동도 있다.)

그들은 고작해야 힘없는 경장이하 운전기사와 전의경들이었을 것이다.
그들을 정확한 사건의 정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몇몇의 아우성만으로 수백명의 군중이 핍박한 것은 옳아 보이지는 않는다.
민변의 변호사의 약속과 경찰의 약속까지 받은 상황에서 그 후의 일들은 과한면이 있어 보인다.
경찰과 똑같아서는 아니되는 것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시민이 아닌가 싶다.
우린 그들고 달라야 한다.
최소한 불신을 심어줄 정도로, 손가락으로 해를 가리고 싶은 대구지방경찰청에서 의심가는 발표를 설혹 했다고 할지라도 우린 달라야한다고 말하고 싶다.

'사과'라는 것을 받겠다고 아우성을 지른 것은 어쩌면 군중의 힘을 이용한 핍박은 아니었을까?
막말로 그들은 공무수행중인 상황이었다라고 본다면.........필자도 과한말을 하는 것일테지만....

아무튼 이번 사건만은 그들 편에 서주고 싶다.
정부나 대구지방경찰청이 아닌 그 시간에 그 차량 안에 있었을 전의경이나 운전기사였을 순경이나 경장의 편을 들어주고 싶다.

시민들의 반성도 있었으면 한다.

가제가 개편이라는 소릴 듣더라도....

필자의 이전글들로 본의가 어떤 것인가를 대신한다.
http://ohvideo.net/bbs/zboard.php?id=book_times&no=291
위 글로나마 지금의 글이 조금은 객관적이라는 소릴 듣고 싶다고 변명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