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여점으로 유통되는 입점 도서의 가격을 보면 참으로 졸속 마케팅의 전형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하게 된다.
말이 좋아 졸속이지....개인적으로 보자면 무개념 판매 전략이다.

사실 이 분야에 있어서 전문가가 없는 것도 탓이겠지만.......[출판사가 대여점판매전략을 연구한다는 소릴 들어 본 적도 없긴 하다.]
출판사에 영업부가 존재하지 않는 출판사도 있으니 누굴 탓하겠는가.
그렇다고 필자가 똑똑해서 누굴 가르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기본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그리고 가설을 세워보고 싶다.
마케팅 전략은 가설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닌가?

대여점으로 공급할 목적으로 출판되는 책.
그 책들의 가격 책정은 어떤 기준을 가져야 하는가?

지극히 기본이 되는 것 두가지만 논해 보고자 한다.

1, 책의 가격, 그 목적에 충실해야 한다.

도서의 가격이란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가?
판매다.
많은 판매가 일어 날 수 있도록 책정 되어야 한다.
물론 그 기본 중의 기본은 당연히 수익성을 따져야 한다.
생산원가, 공급원가 기타 등등을 고려할때......최종적으로 도서 가격의 타당성을 논하려면 판매예측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한다.
판매예측이 불가능함으로 도서 가격에는 언제나 거품이 잔득 끼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실제 생산원가 대비 수익율은 판타지 무협 소설이 더 높은 이익을 가져오도록 가격이 책정 된 반면........실제 로맨스가 오히려 수익성이 더 좋다는 말이 나온다.[수익성이 좋은 것이 아니라 반품이 쬐금 적어서 손실이 적다보니 수익이 높아 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 대여점에서 구매비 줄여서 수익내는 것과 일맥 상통한다고 본다.]

판무소설보다 로맨스 소설을 더 적게 생산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반대급부다.
판매예측이 아니라 "무예측 저생산"에 그 원인이 있다.
"얼마가 팔릴지 모르니 일단 적게 찍고 보자."
이런 논리가 성공하고 있는 것이 현 대여점공급 출판업계의 현실이다.

이 논리가 더욱 치명적이고 현실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게임과 퓨전과 무협을 비교하면 더욱 뚜렸하다.
최근 왜 게임소설의 출판이 많아지는지 아는 이가 있는가?
필자가 볼때 그 이유는 단 한가지다.
게임소설의 판매예측(단어가 아깝지만)이 가장 적중하기 때문이다.
예측하지 않는 발행부수에서 가장 판매부수가 근접해 있는 것이 게임소설이다.
물론 완결권까지의 판매부수 하략율도 상당이 낮게 나온다.

말이 어렵다. 쉽게 풀자면 이렇다.
4천부 발행에 3천부 판매가 일어난 1,2권 무협이 있다. 그 무협이 완결권에서는 2천부 발행에 500부 판매가 이루어진다.
게임소설은 초기 3천부 발행에 2500부 판매가 되는 1,2권이 있다. 완결권 1천5백부 발행에 1000부 정도가 판매된다.

위와 같은 예시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두가지다.
판무의 판매부수 예측이 과하게 잡혀있다.
게임소설의 판매부수 예측은 적게 잡혀 있고 완결권 판매부수 하락이 적다.[게임소설을 구매하는 샵은 꾸준히 구매한다. 단 판무보다 총구매샵은 적다.]
문제는 여기에서 출판사의 접근은......
"판무은 반품이 많다."
라는 것으로 귀결해 버린 다는 것이다.
판매예측의 실패라거나 과잉 생산에 대한 자성보다는 반품으로 모든 책임을 전가한다.
이런 결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 대여점 공급 출판 시스템이다.

왜?
총판장마진 15%
외무마진 10%
대여점 공급가 20%할인
위와 같은 기준으로 볼때.......
15%의 이익을 추구하는 총판은 실제 아무런 위험 부담없이 판매부수 예측이라고 할 수 있는 "주문"을 넣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주문"은 있지만 잉여 공급부수에 대한 책임은 없다. 고로 안팔리면 "반품"을 한다.
결국 판매부수 예측이라는 것은 이바닥에 없다.
주먹구구식의 주문이라는 것으로 예측하고 생산하지만 결국 안팔리면 "반품"을 해버리기 때문이다. 그 책임을 주문자인 총판이 지지 않는다.

더불어........
가끔이지만 총판은 "대여점의 반품"으로 위 사안을 매도하게 된다.
결국.....

"판매예측의 실패"
"주문자의 주먹구구식 무책임하고 무분별한 주문"
이러한 이유로 반품되는 모든 것들의 근본적인 책임을 대여점으로 전가하게 된다.
"원래 사지도 않는 책인데......대여점에서 반품한 것으로 간주한다."
그리고는 죽으라고 대여점만 욕한다.

출판사와 총판은 판매부수예측이 가능한 전산시스템을 만들거나 혹은 과잉주문부수에 대한 책임을 주문자가 일부 지게 하는 방법을 찾는다면 현실은 보다 개선될 것이다.[주문의 실패를 대여점의 책임으로 전가하지 마라!]
물론 총판의 15% 마진도 칼질 해야 할 부분일 것이다.[이거 길게 이야기하면 칼 맞는다. 고만해야지.]
책임없는 판매자.
책임없는 주문자.
이런 유통구조는 개선되어야 한다.

2, 판매단가 책정과 대여점의 현실

도서의 판매단가 책정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이 고려되지 않고 있다.
기본?
조금만 머리를 쓴다면 알 수 있는 기본이지만 그 누구도 적용하지 않고 있다.
그것은 바로 "회전율"이다.
반품기간을 짧게는 20일 길게는 한달, 혹은 한달이 넘는 책들도 존재한다.
예로 들기 위하여 한달로 가정하고 기술한다.[실제 시장에서는 한달 이내가 태반이다.]

한달!
판무 한달 최대 평균 회전율이 7회라고 본다.
로맨스는 이것보다 조금 떨어진다.
판타지 무협 소설의 회전율이 7회라면 기본 대여료 700원으로 가정할때 4900원의 대여수익이 발생한다.
공급원가/대여수익으로 보자면......
6400/4900

결국 회전율로 볼때.........대여점에서 손실예상액으로 잡는 것이 1500의 손실을 감수한 경우에는 구매을 한다.
권당 1500원의 손실[예정되지 않은 수익]을 감수하고 구매를 한다.
일테면 1,2권이 7/7 대여라면 3000원의 손실을 감수하면서 미래의 수익을 바라면서 투자를 하는 셈이다.
[놔두면 더 벌어주니 않느냐? 3권 넘어가서 투자액은 물론이고 인건비며 진열비 안빠지는 책이 많으니 시비는 사절이다.]

아무튼 이런 이유로 볼때......
판무 한달 회전으로 인한 구매 가능한 손실 예측액이 1500원이다.

로맨스는 어떠한가?
한달 최대 회전율이 6회?
아니다 희망 회전율은 한달에 6회 이하이다. 더구나 구매후 대여수는 현저히 떨어지고 구매 투자액에 대한 위험부담액은 판무보다 훨씬 높다.[왜냐하면 신간 로맨스가 넘쳐 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이유들은 배제하고......
6회로 보자.
물론 이것도 한달이라는 현실적이지 못한 반품 기간을 감안한다.[현실은 20일차 정도에 반품하도록 출판사와 총판에 의해서 강요 받는다.]
한달에 6회 대여에 대여료가 800원 900원 등으로 산정해도......
공급원가 7200원
대여료 5400원
해서 손실액이 1800원인 경우에 그나마 구매의욕이 생긴다.

마이너스 1800원인데 책을 산다는 말이다.

미래의 수익을 예상하고 책을 산다. 마이너스 1800원에 인건비에 가게 유지비에 기타등등 합치면 대여점이 안망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이러니..........
반품이 무진장 나올 수 밖에 없다.

회전율에 수익이 전무한 상태에서 대여점은 도서를 구매결정한다.[수익이 전무가 아니라 실제로는 마이너스인 상태에서 구매결정한다.]

지금까지 쓴 글이 참 길기는 하지만 내용을 알아 듣는 사람이 있다면 참 좋겠다.

아무튼 위와 같은 이유로 인하여 수익이 마이너스 3천원 심지어 2천원 이상인 경우에는 반품이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를 도서 가격 책정에 조금만 고려하였다면......
반품문제는 줄어 들 것이다.

체감하는 구입비대비 대여수익의 마이너스 금액이 줄어 든다면 구매는 더 늘어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대략.......
대여점에서 구매확정에 가까운 마이너스 손실액이 1500-1800원 까지인 것으로 대략 추정된다.
허면......
정상적인 반품과 입점이 가능한 선으로 도서가격을 책정한다면........
판매를 늘리고 반품을 줄이는 근본적인 방법을 찾는다면......

추정컨데......

판무 일개월 회전후 마이너스 손실액 1500-2000원
로맨스 마이너스 손실액 1800-2200원
일때 구매 의욕이 발생한다고 볼때.....
가장 현실적인 도서 가격은......[평균대여료 적용]

판무 공급정가 7,800원
로맨스 공급정가 8,700원

이러한 공급정가를 책정한다면 최소한 지금보다 1회의 대여가 덜 발생해도 대여점에서는 해당 도서를 구매할 욕구를 가지게 될 것이다.

회전율과 반품기준일 그리고 그에 따른 대여료수익으로 인한 대여점에서 감수할 수 있는 마이너스 손실액에 대한 정확한 계산을 하여 도서 가격을 책정한다면 지금보다 나은 판매와 지금보다 줄은 든 반품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마케팅!
그 기본을 고려해 보면 어떨까?

※위의 설명이나 논리나 근거가 100% 합당하다는 것은 아니다. 필자가 출판사 사장도 아니다.
막연한 혹은 가설을 세워보는 것이고 누군가 생각이 있다면 적용하거나 논의 해보길 바라는 심정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