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강호를 그리워하는 글을 보며 처음 이글을 적으려 할때, 한국무협과 중국무협의 차이를 논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을 논하기에는 지식이 일천하니......
한국무협의 발전을 저해하는 무엇인가에 대해 조금의 살을 붙여 중국무협과 비교도하면서 쓰면 좋겠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냥 적어 본다.
강호와 무와 협을 그리워하는 한사람으로서.....
그냥 이런 글 한번 적어보고 싶었기에......

중국무협의 발전과 힘은 한마디로는 설명하기 어렵지만 식자(지식인)들의 도피처가 되었고 그 필은 칼을 대신하고 있었기에 눈부신 발전이 가능했던 것이라고 감히 단언한다.
지금이 아닌 지난날 무협지의 시절을 말하면 그러했다는 것이다.
그들의 도피처는 무협소설이기도하지만 그것을 우리는 강호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강호"
이 얼마나 가슴떨리는 단어인가?
하지만 진정한 강호를 아는 자.
누가 있을까?

중국에 있을 법한, 아니 중국식자들의 무협에서 존재하는 강호란 무엇인가?
은원이 있고, 은둔이 있고, 호방하고 자유로운 딱 꼬집어 말하지 않아도 되는 인세의 수많은 그곳이 강호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며 출세의 욕에서 조금이나마 자유로워지고 싶었던 것이 중국의 무협이요. 무협작가들이었다.
임금이 있는 조정이 아닌 그 반대의 곳, 호방하며 인간적인 곳.
그곳이 강호일 것이고 그것을 그리고자한 것이 무협일 것이다.
영혼을 가진 인간의 자유로움 그자체를 말이다.
미워도하고 사랑도하고 증오도하며 살인도 있고 간계도 있는.......자유로운......

강호인이 쓰는 무협.
그것이 진정한 무협지인 것이다.
헌데 우리네는 어떠한가?
중국무협과 같은 번성기를 누려보지도 못했다.
중국의 무협도 시들해졌지만 우린 피지도 못했지 않은가?

무협지라는 이름마저 버렸다. 오히려 추하게 여기고 저급하게 여긴다.
강호가 있던 그 무협지를 말이다.
여기서부터 한국의 무협소설가들의 질적 수준이 드러나는 장면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이 정말 강호인이었다면, 그들 스스로 무와 협과 강호를 그리워하고 동경했더라면 무협지라는 이름을 버리지 못했을 것이다.
물론 현 한국 무협작가 중 강호인은 찾아보기조차 힘들다.
무리를 만들어 방파를 세운, 그것이 마교인지 무림맹인지는 모르지만 연**회라는 한 방파만이 존재함에 우리는 그곳을 강호라 부르지 않으며 불러서도 아니될 것이다.
진정 강호와 무와 협을 동경했고 그것을 글로 승화시키고자 했다면 은원이 넘쳐날 정도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방파와 학파와 극 소수의 작가들의 친목단체가 넘쳐나야 하는 것이었다.
정말 그들이 강호인이었다면 말이다.
자유로운 인간이었다면 말이다.
무협을 한때 좋아했던 독자였더라면 더욱이 그러했을 것이다.
최소한 부와 명예의 노예가 아니었다면.......

강호에 한개 문파만 존재한다.
그것이야 말로 한국 무협세계를 질적으로 떨어트린 가장 큰 주범이 아닌가 싶다.
강호를 알지 못하고 스스로 강호인이기를 거부하고 나아가 무와 협이 있던 무협지라는 이름까지 포기하도록 만들었으니 그들 스스로 강호인이 되지 못함은 자명한 일일 것이다.
강호를 논할 글쟁이, 강호인이 아닌 돈쟁이로 전락된 것이리라........

물론 강호에 대한 연구조차도 되지 않은 신출내기가 게시물만 작성하면 책이 찍혀 나오는 현실에서 많은 것을 바랄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그 중에 세상을 질타할 식자한명 쯤은 있었으면 한다.
강호를 논할 자유롭고 웅대한 영혼을 가진 협사를 원하고 그를 통해서 무협의 새로운 비전이 보고 싶은 것이다.
무협지가 강호를 누빌 그날을 희망하는 것이다.
무협지가 세상을 향해 칼을 휘두를 그날을 보고 싶은 것이다.
조정과 임금을 향해 칼을 날릴 수 있고 세상 돌아가는 그것들을 표현하고 강호를 그리워하게 만들고 모든 평민들이 그들에게서 희열을 느끼며 그나마 휴식을 취할 곳을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중국무협대회에서 처럼 MIT를 나온 재원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자유로운 강호인이면 족한 것이다.

강호를 없애고 일통시켜 일파만을 유지하게 만든 것은 무협이나 강호의 세계를 뒷걸음질 치도록 만든 것이 아닌가 싶다.
아에 수장시켜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출세를 논하고 지위고하를 논하고 금욕으로 물들면서 강호는 사라진 것이리라.
권력욕을 가지면서 무와 협은 사라지고 남은 것은 오로지 입신양명과 돈.......
그것 뿐인 곳이 강호가 되어 버린 것이다.
조정을 그리워하면서 그 자격과 능력이 부족한 자들만 모인 강호가 되어 버린 것이다. 분수를 알지 못하는 욕심만 남은 것이리라.

인세 얼마나 받을 수 있나를 먼저생각하면서 강호가 논해지고 무와 협이 논해지기 시작하면서 철저히 붕괴된 것이 무협지다.
더 나아가서는 모여서 작당을 하게 되면서는 이제 무와 협 뿐만 아니라 강호조차도 사라져가게 만든 것이다.
중국도 이와 다르지 않게 후대들이 입신양명과 돈을 논하면서 무너지기 시작하였고 한국은 그보다 더 짧은 순간에 일파가 통일을 하면서 급속도로 강호를 사라지게 만들었다. 아니 이제 곧 자취를 감출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에 비하여 강호를 유지하고 지탱하는 진정한 강호가 아직 남아 있음에 한국 무협지는 아직은 살아 숨쉬고 있다.
이름없는 낭인무사들의 문파가 남아 있음이 그것이리라.

강호를 주유하며 아직 그 명맥을 이어주고 있는 낭인들과 그 낭인들의 협의를 보고자하는 강호인들이 아직은 잘 버티고 있는 것이리라.
하지만 그들도 언젠가 금욕에 물들지 알수 없다.
아니 이미 물들어 버렸는지 모른다.
그들에게는 진정한 무인이 나와야 할 것이다.
금욕이 아닌 강호를 논하고 싶은 진정한 무인 한명이 시급히 나와야 할 것이다.
지식인이 아니라도 좋다. 최소한 강호를 논할 협의인 하나 정도는 나와 준다면 아직 희망이 있을지 모르겠다. 나오자 마자 그 일파에 주살되지 않는다면 말이다.
무협지를 논하고 책으로 낼 자격이라면 최소한 강호의 협의인 쯤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협과 무와 강호가 살아있는 진정한 강호협인을 보고싶다.
세상을 향해 칼을 빼들수 있는 무협지를 남겨줄 협의인이 보고싶다.

독자에게 어떻게 흘러가는냐하는 유통에 관심없는 강호인이 있기나 한걸까?
그것이 대여점을 통해서건 이북을 통해서건 독자에게 흘러감에.......
강호를 만드는 그 풍류는 어디가고........그 흐름에 관여하여 십원짜리 하나 더 구걸할 생각을 하는 무협세계가 되어서는 아니될 것이다.
그러면서.......자존심?
돈쟁이, 공돌이만 넘쳐나서는 아니되지 않겠는가?

왜 이리도 강호에는 금칠하고 싶은 인간과 금땡이에 눈먼 인간들만 넘쳐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