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입신고를 해야해서 조금 일찍 일어나서 동사무소(주민센터)로 향했다.
역시 관공서라 그런지 깔끔하고 쾌적해 보이는 입구를 통과해서는 안으로 들어가니 그 안에서는 밖에서 보이는 것과는 사뭇다른 장면이 연출되고 있었다.

관공서를 가면 웬지 주눅들던 그런 모습은 없어진지 오래....
요즘은 경찰서 가서도 큰소리 뻥뻥치는 세상이 된 것 같기도 하다.
그런 모습을 오늘 주민센터에서도 보게 되었다.

"왜 전입신고하는데 전세계약서가 필요하다는 것이냐?"
"확인이 필요합니다."
"동사무소가 언제 전입신고할때 전세계약서를 받아보고 해주었나?"
"모두 받아 봅니다. 쭉 그렇게 해왔습니다."

민원인과 동사무소 공무원과의 싸움에 가까운 고성이 오가는 모습이 관공서라기 보다는 장터같기도 했다.
'웬지 정감가는...'

하지만 그 대화내용을 듣다보니 뭔가 조금 의아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전입신고하는데 '전세계약서'를 확인해야 한다. 실제 거주 사실을 확인할 길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다.

동사무소 공무원이 뭔가 잘못알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오래된 기억이지만 전입신고하면서 전세계약서를 보여준 것은 이상하게 필자의 기억에는 없다.
전세계약서를 보여주는 것은 확정일자를 받을 경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니 설혹 있다고 하더라도.

며칠전 행안부에서 입법예고를 한 내용이 있었다.

주민등록법 개정안 입법예고

-.전입신고 어디서나 가능
-.주민등록 말소제도 폐지
-.가족간 주민등록표 등, 초본 교부신청제한
-.주민등록법 위반 벌칙조항신설

세부내용은 아래와 같다.

이러한 개정안 입법예고가 불과 며칠전, 정확히 5월 16일 발표되었다.
입법예고안이기 때문에 일선의 동사무소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모를 수도 있다.
하지만.
정부가 국민편의를 제공해주기 위해서 고심하는 것과는 달리 국민과 바로 접하는 공무원들은 '까탈'을 부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어 아주 조금이지만 '복지부동' 스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튼 그런 시비가 있는 중에 전입신고를 하려니, 아니나 다를까 필자에게도 '전세계약서'를 요구했다.
'그래, 어쩔 수 없지?'
뚤래뚤래 걸어가서 '전세계약서'를 들고 다시 동사무소로 가서 일을 마쳤다.
'실제 거주 사실 확인과 전입신고, 과연 동사무소에서 굳이 확인할 필요가 있는지 굳이 필요하다면 정말 전세계약서만으로 확인하는 것이 옳은지 그른지... 요식행위라거나 뭔가 찝찝함은 끝까지 남았다.'

설마 그냥 왔겠는가!
모든 업무를 마치고 다 이것저것 모두 챙겨들고 다시 전입관련 업무를 보는 그 공무원에게 살짝이 다가갔다.
"기분나빠 하시지는 마시구요. 얼마전 행안부 발표에 따르면 서울에 이사온 사람이 바쁘다거나 하는 등등의 이유로 제주도에서 전입신고 할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확정공고가 아니라 입법안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의미가 무엇이겠습니까? 서울 사는 사람이 제주도에서 신고할때 전세계약서 가지고 있지는 않을텐데... 아무튼 그런 사실이 있으니 인터넷 검색해보시고 관련보도자료 찾아보세요."
위와 같이 아주 친절하고 다소곳하게 한마디를 전해주고는 나왔다.

이전 같으면 한판 붙을 만도 했을지 모르지만 이젠 나이가 드는 것일까?
아님 철이 드는 것일까?
해달라는 대로 다 해주고 그들에게 알려주는 정도로 마무리를 했다.

공무는 권력이 아닐진데...

보너스 정보

왜 이런 보너스 정보를 올리느냐?

의보민영화니 뭐니 하면서 떠들고 있지만 실상 정부부터 기업에 가까운 서비스를, 대 국민 서비스를 마련해보는 것은 어떨까?
국가는 국민에게 최소한 머슴은 아닐지라도 기업 마인드를 가진 대통령이고 그런 정부라면 기업적 마인드의 에프터 서비스 정신을 가져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