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대여점이 무슨 정부의 정책인양, 유해성 업종인양 하면서 폐지를 촉구하거나 혹은 도서대여점으로 인해서 장르소설의 발전이 없다는 식의 말들을 요즘들어 또다시 자주 듣는다.[본다.]

그런 그들에게 남기는 글은 아니다.
이미 고착화된 사상에 변화를 줄 정도의 글이 아니기 때문이다.

갈등하는 혹은 고민하는 혹은 생각치 못해본 이들에게 남기는 글이다.

불과 몇년전 여름만되면 공포소설에 대한 기획기사들이 나올 무렵.
모일간지 인터넷사이트에 올려진 기사는 이러했다.
"공포소설 연간 5천부를 넘기며 기염을 토한다."라는 것이 주된 논조였다.

그 예가된 소설은 단 한편의 공포소설이었고 "공저물"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국 공포소설 단편집"이라거나 하는 식으로 흔히 접하는 제목을 달었던 것도 같다. 정확하지는 않다.

당시 한국 판타지 무협 소설은 한달이 멀다하고 6천부 7천부 짜리 책이 나왔고 증판에 증판을 거듭하며 8천부쯤 넘어가면 아에 증판에 대한 공지를 출판사에서 내지 않을 정도의 판매부수를 찍고 있었다.
참 비교되는 시점이었다.

단한편의 공포소설 연간 5천부 VS 중장편중 한편이 찍자마자 7,8천부가 나오는 시절의 비교였던 것이다.

그리고 좀더 극단적인 비교와 현실적인 비교는...

판타지무협 소설과 밀리터리 소설을 통해서 해볼 수 있다.
밀리터리 소설은 왜 어느 날 갑자기 계보를 잃어 버린 것일까?
밀리터리 소설의 대표적인 작가가 판타지 소설을 내는 일은 흔히 본 일이다.

왜일까?

밀리터리 소설을 끈질기게 출판하던 북박스가 사라진 것도 이유라면 이유일지는 모르지만 그 속내를 알고보면 사보지 않는 독자들의 행태와 대여점에서 조차도 필요하지 못한 책이 되어버린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사실 독자들에 대한 이유보다는 대여점에서 조차도 구매하지 않아도 되는 책이 되면서 일 것이다.

작금의 대체역사소설 들도 그와 같다.
오죽하면 대여점에라도 많이 들어가는 책이 되고 싶어하겠는가?
[이런거 보고 또 작가 씹느냐? 이러지는 말자. 현실을 이야기 하는 거니까.]

그렇다.
결론은........

장르소설에 있어서 양질의 책이 나온다고 해도 도서대여점이 없다면.........
도서대여점에서 조차 취급을 기피하는 장르가 되면 살아남지 못할 책들이 있고 또 그것은 경험적으로 알 수 있다.

헌데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

어째서 가끔이지만 밀리터리 소설이나 공포소설이나 대체역사 소설이 출판되는 것일까?

생각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기존에 판무소설을 출판하던 출판사의 입장에서 보면 "싼맛"이란 것이 있다.
통상 일반서는 작가의 인세가 7,8%수준이지만 이 판무소설 바닥에서는 7,8%수준이란 겨우 신인작가의 첫작품에 대한 인세에 불과하다.
그런 출판사에서 보자면 밀리터리, 대체역사, 공포 등의 소설은 작가에게 지급할 인세가 상당히 파격적으로 받아 들여진다.
심지어 그 아래까지도 후려칠 수 있는 여건이기 때문에 한방을 노리는 출판사에서는 가끔 출판이 가능한 것이다.

※로맨스 신인 인세가 9-10% 받을 수 있는 이유는 이미 그 판매에 한계를 알고 있기 때문에 나름 높은 것이다. 그나마 출판사에서 호의를 보이며 책을 쓴 공로는 인정해 주는 인세구조랄까.

만약 이런 인세구조가 아니었다면 황금가지, 시공사조차도 공포소설을 출판하고 있을지 의문이 든다.
판무처럼 작가 인세가 14-16%[기성작가기준] 그기다가 6천부 보장이니 뭐니 하는 식의 인세구조였다면 판무를 제외한 장르소설은 아마도 국내 서점에서 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출판사 입장에서 출판의 이익이 없는 장르가 될 것이 뻔하니 말이다.

공포소설처럼......
대체역사소설처럼.....
밀리터리소설처럼.....

그렇게 양산되지 않고 또 질적으로 충분히 검증받을 시스템을 가진다면 판무소설은 어떻게 될까?
독자들의 구매에만 한정되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현재 6천에 14%이상 보장부수로 출판하는 작가에게는 아마 미치고 환장할 일이 벌어지는 셈이다.
책을 내려면 7-8%계약 잘해야 9-10% 정도에 보장부수는 없게 되니까 말이다.

과연 그것이 판무시장의 발전일까?
아니 발전되리라는 상상이 가능할까?

판무소설에 비하면 오히려 공포소설은 구매층이 두텁다고 볼 수 있다.
그들조차 단 한편의 소설이 연간 5천부에 환호하는 지난 세월들을 보면서 과연 도서대여점을 탓한다는 것이 옳은 것일까?

솔직히 밀리터리의 김경진 조차도 대여점의 호시절에나 출판이 이루어진 것을 보면 그 답은 뻔하지 않을까?

도서대여점이 사라지면.........이라는 가정은 도대체가 근거따위가 없다.
도서대여점을 탓하는 작가의 개념도 이해가 불가하다.
한대협을 적으로 삼아 씹는 작가들의 태도도 도대체가 상식이하다.
뭘 근거로 그런 상상을 하는지 궁금하진 않다.
이미 답은 나와 있다.

좀더 깨져보면 알겠지.